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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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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하고 건조하는 현재의 상처 치료 원칙과는 정반대로 소독도 건조도 하지 않는 치료법을 소개한 책
소독약- 가정상비약의 왕
소독약은 어떻게 세균을 죽이는가
소독약은 인간의 세포막 단백질까지 파괴한다
소독약은 인간에게 안전하지도 무해하지도 않다
소독하면 상처가 더 깊어진다
소독을 그만두지 않는 이유

6장 우리는 왜 상처를 소독하고 건조하게 되었나
상처 치료의 역사- 여명기부터 근대까지
두 전사- 제멜바이스와 리스터
소독하고 건조시키는 치료가 주류가 된 이유
소독약의 문제점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소독약을 필요로 했다
파스퇴르의 망령이 의학계를 떠돌고 있다

7장 ‘곪는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상처의 화농을 둘러싼 의료 현장의 혼란
상처의 화농이란 어떤 증상인가
상처에 세균이 있다고 무조건 곪는 것은 아니다
상처에 세균이 들어간다고 곪는 것은 아니다
상처가 곪는 메커니즘
세균은 어디에서 오는가
세균의 침입은 어떻게 막을 수 있나

8장 병원에서의 상처 치료- 조금 무서운 이야기
병원 치료의 현실
상처 치유를 막는 치료약

9장 의학은 패러다임의 집합체다
엉터리 치료의 계보- 사혈요법·수은요법
엉터리 치료가 계속 지지를 받았던 이유
현대 의학은 영원히 올바를까?
의학 속의 패러다임
패러다임은 비연속적으로 변화한다
화상 치료에서 볼 수 있는 패러다임의 구조- 화상학회에 싸움을 걸다
베인 상처라서 봉합한다?

10장 피부와 상처와 세균의 미묘한 관계
등잔 밑이 어둡다- 내부보다 표면이 미지의 세계?!
세균과의 공생
인간과 상재균
피부 상재균이 사는 법
인간이 상재균과 공생하는 이유
인체의 일부인 상재균
손을 지나치게 씻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
황색포도상구균
내성포도상구균(MRSA)에 대해- 사실은 별 힘이 없는 MRSA
비누, 샴푸와 피부의 건강
화장은 피부를 노화시킨다
화장이라는 패러다임

11장 생물 진화의 과정에서 피부의 힘을 생각하다- 뇌는 피부에서 만들어졌다?!
피부는 생각한다
세포가 살아가는 방법- 더 빨리, 더 간단히!
진핵생물의 논리- 방해꾼은 먹어치워라
세균은 왜 다세포로 진화할 수 없었을까?
최초의 다세포생물이 직면한 문제 - 몸에 달라붙는 세균들
무배엽성 생물의 지각- 몸 전체로 감지하다
이배엽성 생물의 지각과 신경계- 서서히 커지는 능력
삼배엽성 생물이 가져온 혁명-끝없는 경쟁 속에서
뇌는 피부에서 만들어졌다
새로운 창상 치유 시스템
벌거벗은 원숭이
피부 각질층의 문제- 얕은 상처를 치료하기가 더 어려운 이유
현대 도시문명이 피부를 병들게 한다

맺는 글
출판사 서평
《상처는 절대 소독하지 마라》의 저자이자 화상 및 흉터 전문의인 나쓰이 마코토는 상처가 나면 일단 소독약부터 바르고 보는 것은 세균학과 진화생물학을 비롯한 과학의 눈부신 진보와는 동떨어진 낡은 의학적 관습이라고 단호히 주장한다. 세균 박멸을 위해 소독약을 들이붓는 것은 뜨거운 물을 들이부어 상처를 악화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저자는 자신의 다양한 습윤 치료 사례를 사진과 함께 상세히 설명해주고, 의학의 역사와 세균학과 진화론 등을 활용하여 상처를 소독하고 건조시키라는 의학적 통념을 비판한다. 그리고 소독하지 않고 촉촉한 상태를 유지해주는 습윤 치료법이야말로 통증과 후유증 없이 더 빠르고 값싸게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대안임을 역설한다.

1. 치질 수술 후의 봉합 부위는 왜 소독하지 않을까?
상처는 반드시 소독하고 건조시켜야만 곪지 않고 치료되는 것일까?
≪상처는 절대 소독하지 마라≫의 저자는 의사가 된 지 2년째 되던 해, 치질 수술을 도우면서 소독 ‘신화’를 의심하게 됐다. 수술 후 봉합한 상처를 평소대로 소독하려고 하자 선배가 “거긴 소독 안 해도 돼. 어차피 대변으로 더러워지니까”라고 말한 것이다. 대변으로 오염되는데 소독하지 말라고? 그런데 정말 수술 상처는 곪지 않았다. 의문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대장암 수술의 경우, 배의 절개 부분엔 소독을 하면서 정작 위험한 대장은 소독하지 않는 것이다. 상처가 곪아서 ‘세균 덩어리’인 더러운 대변이 새어나올 수도 있는데 말이다.

2. 뜨거운 물에 덴 화상을 ‘습윤 밴드’로 간단히 치료하다
습윤 치료법의 원리는 간단하다. 1 상처를 반드시 소독할 필요는 없다. 2 소독하고 건조시키면 딱지가 생기고 피부에 흉터가 남는다. 3 상처 부위를 보호하고 촉촉하게 유지시켜주면 통증과 후유증 없이 더 빨리 낫는다.
사실 한국에서도 가벼운 상처는 예전과 달리 ‘습윤 밴드(습윤드레싱재)’를 붙여 치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흉터라는 후유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자는, 비교적 가벼운 상처가 아니라, 병원에서 피부 이식을 하지 않으면 보행 장애는 물론이고 패혈증에 걸릴 수 있다고 경고한 화상 환자를 습윤 밴드만으로 7주 만에 완벽하게 치료했다(9장 참조).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습윤 밴드를 붙이면 볼 수 있는 ‘진물’ 덕분이었다.
우리가 흔히 ‘진물’이라고 부르며 닦아내고 말려버리는 상처 부위에 샘솟는 액체(삼출액)에는 생리 활성물질이 듬뿍 들어 있어서 세포를 빠르게 재생시킨다. 습윤 치료는 쉽게 말해 촉촉한 진물이 피부를 알아서(!) 재생시키도록 잘 보호해주는 치료법이다. 치료의 핵심 ‘장비’인 습윤 밴드는 외부의 물과 공기, 악성 세균으로부터 이 진물을 지켜줄 뿐이다. 뜨거운 물에 덴 심각한 화상에서부터 넘어져 생긴 가벼운 찰과상까지, 우리 피부는 이렇게 통증과 후유증 없이 나을 수 있다.
저자의 주장은 간단하다. 소독으로 나쁜 세균을 죽이려 들지 말고, 나쁜 세균이 번식할 환경을 습윤 밴드로 없애라. 나머지는 피부가 다 알아서 처리하니까.

3. 소독 맹신주의 - “세균은 소독하고 건조시켜서 무조건 박멸해야 한다!”
소독약(그리고 비누, 살균성분이 포함된 세정제)은 많이 쓰면 피부가 거칠어진다. 너무 강한 소독약을 반복해서 사용하면 소독약으로 막으려던 궤양이 생기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진다. 세균의 단백질 막을 파괴하여 살균하는 과정에서 피부세포와 우리 피부에서 인간과 공존하는 유익한 상재균까지 가리지 않고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외부의 나쁜 세균들은 파괴된 피부 보호막을 뚫고 들어와 상재균이 없어져 무주공산이 된 피부에서 쉽게 번식하여 궤양이나 창상이 생겨버린다.
소독약의 부작용은 이미 19세기 말에 알려졌다. 세균학이 상재균의 유익함과 필요성을 밝혀낸 것도 오래 전이다. 그렇다면 왜 소독하고 말려서 세균을 모조리 죽여야만 상처가 낫는다는 관념이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 것일까? 저자는 의학계를 지배하고 있는 ‘패러다임’의 무서운 영향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4. 우리는 왜 ‘소독’을 포기하지 못하게 됐을까?
19세기만 해도 대부분의 의사들은 손 씻는 것을 두 눈 부릅뜨고 거부했다. “정원사는 자기 손에 묻힌 흙을 부끄러워하지 않듯, 의사는 자기 손에 묻힌 환자의 고름이나 피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아무렇지도 않게 횡행하던 시절이다. 병이 왜 생기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했고 불결한 병원 환경에 대해 누구 하나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았다. 이런 환경 탓에 손을 씻던 조산원보다 의사들이 출산을 맡았을 때 임산부 사망률이 거의 세 배로 뛰어버리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파스퇴르와 로버트 코흐 등이 주도한 세균학의 발달은 사태를 반전시켰다. 세균과 박테리아가 병원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영국의 외과의사인 리스터는 이런 학문적 성과를 병원과 의사와 환자 모두에 대한 체계적인 소독으로 연결시켜 병원내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을 10분의 1로 줄여버렸다.
깨끗이 소독하고 잘 마른 청결한 거즈로 덮어 상처를 건조시켜라! 리스터가 일군 성과는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고 의학계마저도 ‘소독’을 절대시하게 되어버렸다. 살균의 메커니즘이 밝혀지면서 소독약의 부작용도 과학적으로 규명되고, 피부에 이로운 균이 소독약으로 사라지면 그 빈 자리를 오히려 나쁜 균들이 차지한다는 점도 입증됐다. 하지만 의료 시스템과 사람들의 인식 속에 신앙처럼 박혀버린 소독 맹신주의는 흔들리지 않았다.

5. 지나친 소독, 과도한 청결은 인간에게 이로운 상재균을 파괴한다
지나친 소독과 과도한 청결은 인간의 몸에 번식하며 우리를 지켜주는 피부 상재균을 파괴하기도 한다. 상재균과의 공존은 진화 과정에서 인간의 몸이 선택한 매우 효과적인 보호 전략이다. 인간에게는 백혈구로 대표되는 강력한 면역 체계가 있지만 세균의 왕국이라 할 지구에서 외부의 침입자들을 완벽하게 방어할 수는 없다. 인체는 과도한 방어능력을 갖추느라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보다는 상재균을 인체에 끌어들여 다른 나쁜 세균이 파고들 여지를 없애버리는 방어 전략을 획득했다.
하지만 소독약의 급속한 발달, 과도한 청결 문화로 인간과 공존하던 피부 상재균은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됐다. 우리 몸의 피부세포마저 파괴하는 독한 소독약은 나쁜 세균보다 피부 상재균에 더 큰 재앙을 가져왔다. 또한 화장품이나 생활용품 회사들은 상재균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피지’를 미용의 적이자 불결의 상징으로 몰아붙인다.
손을 너무 자주 씻거나 소독하면 피부가 거칠어진다. 이것은 피부 상재균이 살 수 없어 병원균을 방어하는 요새의 일부분이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상처 입은 피부는 인간에게 해로운 세균들의 경쟁 무대가 될 수밖에 없다.

6. 현대 문명은 피부를 병들게 하다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 현대사회는 가히 피부 우상숭배라 할 정도로 피부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냉난방 장치가 필수품이 된 가정집이나 빌딩의 공기는 늘 건조한 상태이며, 피부를 건조시키는 물질(화장품 크림, 비누나 샴푸, 핸드크림 등)이 오히려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해준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건조한 주거환경은 피부 표면을 건조시키며 이것은 가려움증의 원인이 된다(실제로 겨울철이 되면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습진도 악화된다). 그리고 무의식중에 긁기 때문에 각질에 상처가 나고, 피부건조증이나 가려움증을 치료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크림제나 요소가 함유된 크림이 사용되기 때문에 각질 손상은 더욱 악화된다.
≪상처는 절대 소독하지 마라≫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과연 피부를 아끼고 내 몸을 사랑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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