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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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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제너레이션이라는 말이 지금 성장하는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라고 오해하면 안 된다. 뉴로제너레이션은 뇌를 사용하고 이해하는 방식에서 인간이 생각하는 뇌의 의미를 영원히 바꿔버릴 수도 있을 정도로 전에 없던 변화를 겪을 모든 연령층의 사람이 살아갈 시대이다. 그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든 말든 변화는 삶 곳곳에서 일어날 것이다.
세계를 무대로 으레 영향력 있는 인사와 만나지만, 나는 이민 후 가난한 동네에서 자란 난민이라는 내 뿌리를 단 하루도 잊지 않는다. 우리가 신경기술 산업에서 미래 가능성을 현실로 구현하고 그 열매가 여러 사람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투쟁하는 데 이보다 더 중요한 시기는 없다. 뇌 향상 또는 증강용 최신 기기가 세상에 혁명을 일으키는 동안, 더 큰 격차가 발생해 일자리와 사생활에서 남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경쟁력을 가지는 ‘뉴로엘리트’ 계층이 탄생할 수 있다. (중략) 나는 연구실 밖에 있는 소비자, 기업가 등 여러 사람에게 이 기술을 선사하여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기술의 혜택을 받게 하는 동시에 우리가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미래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
나는 많은 사람이 사정상 값비싼 기술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고 이런 세태를 바꾸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대부분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신경과학자, 기술 분야 전문가, 혁신가의 연설을 들을 기회를 결코 얻지 못한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발전에 대해 알게 된 내용을 나누고자, 이 책에서 뇌가 맞이할 미래를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하려고 한다.
--- 28쪽, 서문

제프리 우(Geoffrey Woo)는 부엌에 연구실을 차려놓고 가만히 서서 약사라도 된 것처럼 여러 가지 하얀 가루를 조금씩 조심스레 계량한 다음에 몽땅 섞었다. 그리고 바라는 대로 만든 혼합물을 입안에 탁 털어 넣고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스탠퍼드대학교 출신 컴퓨터과학자인 그는 2013년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회사를 매각한 뒤 자신을 실험용 쥐로 삼아 다음에 벌일 사업에 깊이 파고들고 있었다.
똑똑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대학 동창들이 알고리즘 최적화, 컴퓨팅 속도 향상, 인간에 가까운 로봇 제작에 엄청난 재능을 쏟아붓고 있었지만, 그는 ‘인간’이 차세대 플랫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간의 생산성 증진을 결심하고 지구상 다른 생명체와 인간을 구분하는 단 한 가지 능력인 인지 능력을 제어하고 증진할 방법을 탐색해왔다. 그 결과 그는 누트로픽(Nootropic)이라는 기이한 세상을 접하게 되었다. 누트로픽은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약물이나 물질을 뜻한다. (중략)
컴퓨터과학자로서 0과 1로 세상을 만들어내던 우는 뇌 능력이 얼마나 향상되는지 수치로 나타내려고 했다. 그래서 반응 시간 동안 작업 기억 능력, 기억력, 집중력의 차이를 측정하기 위해 자신을 대상으로 두뇌 훈련, 정신력 측정 테스트 등 여러 테스트를 엄격하게 실시했다. 그는 부엌에서 뚝딱 만들어내는 약물이 지능을 한층 더 높여주기를 바라고 있었고, 약물의 효능을 증명할 데이터를 원했다. 테스트 결과는 그의 홈메이드 누트로픽에 효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뇌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한 것 같았다.
--- 43쪽, 1장 신경 약국이 개업했다

앞으로 무엇을 할지 생각해본 적도 없는 열일곱 소녀 로비오의 더없이 행복하던 삶은 자동차 사고로 송두리째 바뀌며 급제동이 걸렸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뇌가 손쓸 수 없이 손상된 탓에 그녀는 몸을 가눌 수 없게 되었고, 그날로 그녀의 세상도 빛을 잃었다. 걸을 수도, 말을 할 수도, 스스로 먹을 수도 없었을뿐더러 고개를 똑바로 들고 있을 수도 없었고, 커다란 갈색 눈망울을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얼굴에서 환한 미소가 사라졌다. 반짝이던 모습 역시 자취를 감췄다.
휠체어에 몸을 맡기고 의사소통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로비오는 점점 세상과 단절되어갔다. 사고를 당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나아진 것이 없었다. (중략)
그러나 2010년에 이웃의 로슬린 매코이(Roslyn McCoy)가 머릿속 생각을 화면 속 행동으로 바꿔주는 뇌파계 헤드셋 비디오 게임을 들고 나타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1 심리학 학위를 가진 매코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일했다. 바이오피드백 수업을 듣고 나서, 그녀는 뇌파계 헤드셋을 사용하는 비디오 게임을 하면 젊은 이웃 로비오가 세상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될지 궁금했다. 로비오 어머니의 허락을 받은 매코이는 로비오의 두피 위로 작은 전극 14개를 조심스레 붙이며 헤드셋을 씌웠다. 그런 다음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중략)
오! 로비오가 공중에 뜬 돌덩이를 상상하자, 드디어 돌덩이가 위로 움직였다. 제다이처럼 생각만으로 가상 물체를 움직인 것이다. 포스가 그녀와 함께했다.
로비오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보기 드문 일이었다. 수년 만에 처음으로 그녀는 무언가 일어나게 만들었다.
--- 77쪽, 2장 진정한 마인드컨트롤

“어떻게 보면 음악가는 운동선수와 같습니다. 우리는 매일 운동선수처럼 훈련합니다. 똑같이 신체 정확도, 인내, 정교함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기사를 읽고 나서 마르소는 자신도 경두개 직류자극법 헤드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알고 싶어서 오래 고민하지 않고 그 기기를 제작한 헤일로 뉴로사이언스(Halo Neuroscience)라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기업에 연락했다. 헤일로 측은 흔쾌히 그가 실험을 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실험을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저는 기술을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궁금했을 뿐입니다.”
(중략)
결국 그는 헤드폰을 쓰고 두 번째 〈프렐류드〉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첫 연습을 끝내자마자 차이를 알아차렸다. 정확도나 속도 차이가 아니었다. 모든 것이 느리게 변한 듯 연습 시간이 늘어난 것처럼 느껴졌고, 그 덕에 연주를 쉽게 할 수 있었다. 이튿날에는 가장 큰 변화를 맞이했다. 실험하는 모습이 담긴 비디오 속에서 그가 이렇게 설명했다. “피아노 앞에 앉아서 연주하면 이미 이 악보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손가락이 저절로 제 위치를 찾아갔어요. 정확했죠. 이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연주하려면 악보를 거의 외워야 했습니다. 20분 만에 악보를 다 외워버리다니 불가능한 일이에요.”
결국 그는 3일 만에 능숙하게 〈프렐류드〉를 연주할 수 있었다. 평소보다 훨씬 빨랐다.
--- 119쪽, 3장 능력을 높여주는 헤드셋

마르소는 학습 속도를 높이면서 더 좋은 성과를 내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도구를 가진 나머지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 “운동선수는 신기술이 적용된 신발, 공 등 기술 발전을 항상 경험합니다.
땀 배출을 조절하는 운동복도 있지요. 우리 음악가는 20년 전쯤에 기름칠을 해서 높낮이를 조절하기 쉬운 의자가 등장한 이후로 기술 발전을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기기가 나왔다는 건 정말 큰 사건입니다.” 그러나 그와 대화를 나눈 음악가 중에는 외부 기기의 도움을 받아 연주를 능숙하게 하게 된다는 사실을 언짢아하는 사람도 있다. 그는 이것을 자존심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은 잘 못하는 게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때 바로 헤드폰의 도움을 받은 거예요. 혼자 해낸 게 아니란 말입니다.”
기기를 사용하는 게 부정행위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그는 이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고 밝혔고 오랫동안 그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했던 것처럼 보였다. “부모님 두 분 다 음악가라면 잘못된 걸까요?
제가 부잣집에서 자라 더 좋은 피아노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도 부정행위라고 해야 할까요?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부정행위입니다.
맞습니다. 헤드폰 덕분에 저는 연습하기 편해졌어요. 물론 음악가가 아닌 부모님 아래에서 자라며 조잡한 피아노로 연습하고도 훌륭한 음악가로 자란 사람도 있습니다. 부정행위로 따지자면 헤드폰은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가진 것만큼에도 미치지 못하죠.”
--- 123쪽, 3반 능력을 높여주는 헤드셋

고비사막, 에베레스트 등지에서 열리는 극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던 유명 시각장애인 마크 폴락(Mark Pollock)은 신체가 마비되고 4년이 채 지나기 전에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에 방문했다. 그곳에서 등에 전극을 붙여 척수를 자극하는 전기 신호를 받으며 로봇 외골격(Robotic exoskeleton)을 착용했다. 한 걸음을 내딛고,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렇게 수백 번을 더 걸었다.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다리에 감각이 되살아난 것 같았습니다.”1
이 일은 그에게 의미 있는 전진이었고, 생체공학 인간(Bionic human)이라는 미래로 향하는 큰 도약이기도 했다. 그는 잠시 1970년대 드라마 〈600만 불의 사나이〉의 주인공이 되었던 걸까? 그렇다.
기계로 신체를 증강했지만, 그는 분명히 인간이었다. 로봇 외골격을 착용하고 스스로 걸은 그의 놀라운 성취를 생각해보면, 뉴로제너레이션에서는 이전과 달리 뇌와 기계가 공생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153쪽, 4장 나, 로봇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이보그 중 한 사람인 닐 하비슨Neil Harbisson의 이야기를 들
려주려고 한다.
하비슨은 옷을 입을 때 색깔이 서로 어울리는지 보고 고르지 않는다. 소리를 듣고 고른다. 기분이 좋으면 다장조를 나타내는 밝은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옷을 입는다. 우울하면 나단조를 나타내는 청록색, 보라색, 주황색 옷을 고른다. 완전히 색맹이지만
뇌에 컴퓨터 칩을 심은 덕분에 색깔을 높낮이가 다른 음으로 듣고 구분한다. 두개골 뒤쪽에 이식한 컴퓨터 칩에서 끝에 ‘아이보그(Eyeborg)’가 달린 유연한 안테나가 이마 앞으로 뻗어 나와 색깔 정보를 뇌에 전달하면, 컴퓨터 칩이 그 정보를 음으로 변환한다.
옷장 속에서 다채로운 빛깔을 뽐내는 옷을 바라볼 때, 그의 머릿속에서는 가상 교향곡이 울려 퍼질 것이다.
하비슨은 시각 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시각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도와주는 초감각 안테나(Extrasensory antenna)를 단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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