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을 쓴 부처, 부처의 생애를 새긴 비상, 불교미술, 석가모니, 국립중앙박물관, 두상, 新疆, 위구르 자치구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키스탄

3 years ago

아시아 대륙의 중심에 위치한 중앙아시아는 일반적으로 중국의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을 가리킨다. 우리는 이 지역을 ‘투르키스탄(투르크인의 나라)’ 또는 ‘서역西域’이라고 부른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중앙아시아 소장품은 대부분 현재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 지역은 타클라마칸사막의 남단과 북단을 지나는 서역남도와 서역북도를 통해 기원전 2세기 무렵부터 인도, 서아시아, 중국 간의 교류가 본격화되었고, 여러 오아시스 도시가 세워져 상업과 종교의 중심지로 번영했다. 중앙아시아실에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대표적인 석굴사원 벽화와 조각, 서역남도의 로프노르(羅布泊)·누란樓蘭 수집품, 서역북도 아스타나(阿斯塔那) 무덤 출토품 등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국제적이고 복합적인 중앙아시아 문화와 미술의 특징을 이해하고, 더불어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 교류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지금으로부터 350여 년 전인 1664년, 나라의 명산으로 이름 높은 계룡산 바깥 기슭에 자리한 신원사에서 10m 높이의 괘불掛佛이 완성되었다(도판 1). 괘불은 사찰의 큰 법회에서 야외에 걸어두는 대형 불화다. 부처의 가르침을 듣고자 보살과 천인이 모여들 듯, 그 당시 사람들도 이 거대한 괘불을 보려고 사찰 마당에 모여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마주한 것은 오색으로 찬란하게 빛을 펼치는 부처와 그 빛 속에 모여든 제자와 사천왕, 보살들이었다.

전체 높이 10m, 너비 6.5m, 무게 100kg이 넘는 이 괘불은 조성된 지 수백 년이 훌쩍 넘었다고 믿기지 않을 만큼 화려한 모습이 잘 남아 있다. 열아홉 폭의 삼베를 이어 만든 화폭 중앙에는 노사나불盧舍那佛이 있다. 노사나불은 헤아릴 수 없는 긴 시간 동안 수행으로 공덕을 쌓은 부처다. 부처가 쓴 화려한 보관과 부처의 몸을 장식한 반짝이는 구슬, 다채로운 무늬가 돋보인다(도판 2). 수행 중의 보살처럼 장식한 모습은 부처의 오랜 수행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압도적인 부처의 존재와 괘불에 가득한 빛과 색의 향연은 당시 사람들이 불교 세계를 어떻게 상상하고 꿈꿨는지를 보여준다.

괘불이 완성된 1664년은 병자호란이 끝난 지 30년이 채 안 된 때였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지나 이 아름답고 거대한 세계를 만들어낸 사람들은 누구일까? 괘불 아래쪽에는 시주자를 비롯해 괘불 조성에 관여한 이들의 이름을 적은 화기畫記가 있다. 이 괘불은 충청도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응열應悅, 학전學全, 일측一測, 석능釋能 등 총 다섯 화승畫僧이 조성했다. 첫 번째로 이름이 적힌 응열은 괘불을 그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화승이다. 공주 신원사 괘불 조성 이전에도 최소 두 차례나 괘불 조성에 참여하며 충분한 역량을 쌓았고, 화승의 타고난 소질과 불교 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공주 신원사 괘불이 완성되었다.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홍남)은 2007년 6월 13일부터 2007년 9월 16일까지 아시아관 중앙아시아실에서 최근 박물관에서 구입하거나 기증받은 인도유물을 선보이는 전시를 개최한다. 전시되는 유물은 총 5점으로, 인도의 불교 및 힌두교의 석조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하이라이트는 2006년 사단법인 국립중앙박물관회(회장 유창종)에서 구입하여 기증한 비슈누 상이다. 높이 127cm에 달하는 이 대형 신상은 팔라시대(8-12세기) 비슈누 상의 전형적인 도상과 높은 미적 완성도를 갖춰 주목된다. 국립중앙박물관 운영을 지원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회는 매년 회원들의 뜻을 모아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에 필요한 작품을 구입하여 기증하고 있다. 이번의 비슈누상 기증은 우리 사회의 기증 문화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번 전시에 맞춰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특별 강연회가 열린다. 청추아트소사이어티 주최와 국립중앙박물관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강연회를 위해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인도미술사 교수인 비디야 데헤자(Vidya Dehejia) 교수가 특별히 초청되었다. 첫 번째 강연은 6월 13일(수)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동 제2강의실에서 열린다. 이날의 강연자는 2명으로, 우선 비디야 데헤자 교수가 자신이 기획한 미국 워싱턴 스미소니안 아서 M. 새클러 갤러리의 “인도의 위대한 여신들” 전시(1999년)에 대해 강연한다. 이어 서울대학교 불교미술사 교수인 이주형 교수가 간다라 미술의 연구 현황에 대해 강연한다. 두 번째 강연은 2007년 6월 14일(목)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대규모의 대중 강연으로 열린다. 이날 강연자 비디야 데헤자 교수는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힌두교 미술을 주제로 강연을 한다. 강연 제목은 “성스러우면서 감각적인 인도 힌두 예술의 미”로, 여기서 데헤자 교수는 인간의 신체 표현을 중심으로 한 인도미술의 특징과 힌두 신상의 감각적인 신체 표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제시한다.

[참고 사진]

(그림 1) 비슈누, 팔라시대,11-12세기, 높이 127cm

팔이 네 개인 비슈누를 가운데로 양쪽에 여신인 락슈미와 사라스와티가 서 있는 팔라시대의 전형적인 비슈누 비상이다. 비상의 전체적인 높이에 비해 비슈누는 작고 날씬한 편으로, 전체적으로 무거운 느낌을 주는 12세기 중, 후반의 작품과 대조를 보인다. 높은 보관을 쓰고, 목걸이, 팔찌, 발찌, 귀걸이 등 각종 장신구를 걸치고 있으며, 네 개의 손에는 곤봉, 연꽃, 차크라(전륜/원반), 고동과 같은 이 시기 비슈누상의 전형적인 지물을 들고 있다.

(그림 2) 부처의 생애가 표현된 불비상, 10세기, 높이 40.6cm

인도 동북부에 위치한 비하르주에서 만들어진 불상이다. 중앙에는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상징하는 항마촉지인의 불좌상이 배치되어 있고, 그 주위에는 석가모니 생애의 중요한 7가지 사건(탄생, 녹야원에서의 첫 설법, 도리천에서의 강하, 열반, 성난 코끼리를 다스림, 사위성신변, 원후봉밀)이 묘사되어 있다. 광배에는 산스크리트어로 연기법송(緣起法頌)과 더불어 발원, 시주자의 이름이 쓰여 있다.

(그림 3) 보관을 쓴 부처, 팔라시대, 10-11세기, 높이 48.2cm

보관을 쓴 모습의 부처는 6세기경부터 등장하여 10세기 이후 보편적인 도상의 하나로 자리 잡는다. 화려하게 장식된 관을 비롯하여 목걸이, 귀걸이와 같은 여러 장신구는 불교에서 강조하는 금욕주의와 모순되지 않으며, 오히려 가장 높은 가치, 보편성을 상징한다. 균형감과 섬세한 조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강연자 약력]

비디야 데헤자 Vidya Dehejia

비디야 데헤자 교수는 1967년 영국 캠브리지 대학(Cambridge University)에서 서인도의 불교석굴사원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Columbia University)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인도미술사를 가르쳤으며, 워싱턴 스미소니언의 프리어 갤러리를 비롯한 여러 박물관에서 전시기획자로 활동해왔다. 데헤자 교수의 전공은 동남아시아를 포괄하는 남인도 미술의 역사로, 기원전의 불교미술에서부터 영국령시기의 인도 미술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와 주제를 다뤄왔다. 고대 산스크리트어와 타밀어뿐만 아니라 현대 여러 인도의 언어에도 능통하며, 옛 문헌을 광범위하게 이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주로 관심을 기울인 분야로는 인도의 조각과 그림에 등장하는 내러티브 구조에 대한 이론적 배경, 젠더(gender)와 식민주의와 관련된 주제를 들 수 있다. 현재까지 총 20여권의 저서와 3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주요 경력
컬롬비아 대학교 남아시아연구소 소장 2003년 7월~현재
컬롬비아 대학교 인도미술사 교수 2002년 7월~현재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프리어 새클러 갤러리 큐레이터 1994년~2002년
컬롬비아 대학교 인도미술사 조교수 1982년~1994년
인도 델리 건축학교 교수 1973년~1980년
홍콩대학교 강사 1970년~1972년
시드니 대학교 사학과, 박사후과정 연구원 1968년~197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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