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신년메쎄지 #김여정

4 months ago
15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담화'
-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신년메쎄지 -
신년을 맞으며 사람들 사이에 축하와 덕담을 주고받는 것이 인의예지인지라 나 역시 적지 않은 친지들에게 새해 인사를 보내고 있다.
그러던 중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이 1일에 발표한 이른바 신년사라는 것을 보면서 내가 이 ‘은사’를 깜박 놓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증강된 한미확장억제 체계를 완성해 북의 핵, 미사일 위협을 원천 봉쇄할 것이다”, “북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국형 3축 체계를 강력히 구축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내겠다”라느니 하며 가뜩이나 어수선한 제 집안에 ‘북핵, 미사일 공포증’을 확산시키느라 새해 벽두부터 여념이 없는 그에게 인사말 겸 지금까지 세운 ‘공로’를 ‘찬양’해 주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지금 조선반도[한반도]의 안보 형세가 당장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매우 위태롭게 되고 안보 불안이 대한민국의 일상사가 된 것은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공로’이다.
권좌를 올려다볼 때부터 사유 능력과 인격이 매우 의심스러웠던 이 인간이 집권 후 시종 ‘힘에 의한 평화’를 떠들고 확장억제력 증강과 한미합동군사연습에 몰두하며 대한민국의 운명을 백척간두에 올려놓은 것을 두고 입 가진 사람마다 비난을 퍼붓고 있지만 나는 ‘찬양’하고 싶다.
야유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진심으로부터 하는 말이다.
미국의 핵전략자산들을 끌어들여 대한민국을 ‘목표판’으로 만들어놓고 온 한해 때 없이 ‘정권 종말’과 같은 수사적 위협을 입에 달고 살며 무차별적인 각종 규모의 합동군사연습들을 확대 강행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주적’인 우리의 분노를 최대로 격앙시켜 주고 서울을 겨냥한 ‘방아쇠’의 안전장치를 완전히 풀어준 것과 같은 그런 ‘능력’은 누구나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안보를 통째로 말아먹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그쪽 세상에서는 장차 더해질 것이 뻔하지만 우리에게는 자위적이며 당위적인 불가항력의 군사력을 키우는 데 단단히 ‘공헌’한 ‘특등 공신’으로 ‘찬양’받게 되어있다.
입에는 꿀을 바르고 속에는 칼을 품은 흉교(흉악하고 교활함)한 인간보다 상대에 대한 적의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우직하고 미련한 자를 대상하기가 훨씬 수월하지 않은가.
누구에게 겁을 준다고 미국의 핵항공모함이며 핵잠수함, 핵전략폭격기들을 숨 가쁘게 끌어들인 덕에 우리는 명분 당당하고 실효성 있게 자기의 군사력을 고도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북 정권과 군대는 ‘소멸해야 할 주적’으로 규정하고 떠들어주었기에 우리는 진짜 적이 누구인지 명백히 하고 대적관을 서리 찬 총창처럼 더더욱 벼릴 수 있게 되었으며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의 통일’을 염불처럼 떠들어주었기에 ‘민족의 화해 단합’과 ‘평화통일’과 같은 환상에 우리 사람들의 눈이 흐려지지 않게 각성시킬 수 있었으며 제 먼저 9.19북남군사분야합의의 조항을 만지작거려주었기에 휴지장 따위에 수년간이나 구속당하던 우리 군대의 군사 활동에 다시 날개가 달리게 되었다.
그 ‘공로’ 어찌 크지 않다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세상을 맞고 보니 청와대의 전 주인이 생각난다.
문재인. 참 영특하고 교활한 사람이었다.
어리숙한 체하고 우리에게 바투 달라붙어 평화 보따리를 내밀어 우리의 손을 얽어매어놓고는 돌아앉아 제가 챙길 것은 다 챙기면서도 우리가 미국과 그 전쟁 사환꾼들을 억제하기 위한 전망적인 군사력을 키우는데 이러저러한 제약을 조성한 것은 문재인이다.
우리와 마주 앉아 특유의 어눌한 어투로 ‘한 핏줄’이요, ‘평화’요, ‘공동번영’이요 하면서 살점이라도 베여줄 듯 간을 녹여내는 그 솜씨가 여간이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다루기 까다로운 상대였고 진짜 안보를 챙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우리에게는 핵과 미사일 발사 시험의 금지를 간청하고 돌아서서는 미국산 ‘F-35A’를 수십 대씩 반입하고 여러 척의 잠수함들을 취역시켰으며 상전에게 들어붙어 미사일 사거리 제한 조치의 완전 철폐를 실현시키는 등 할 짓은 다 한 것이 바로 문재인이다.
웃는 낯에 침을 못 뱉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문재인의 그 겉 발린 ‘평화 의지’에 발목이 잡혀 우리가 전력 강화를 위해 해야 할 일도 못 하고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한 것은 큰 손실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만약 제2의 문재인이 집권하였더라면 우리로서는 큰 일일 것이다.
무식에 가까울 정도로 ‘용감한’ 윤석열이 대통령의 권좌를 차지한 것은 우리에게 두 번 없는 기회이다.
문재인 때 밑진 것을 열 배, 스무 배 아니 그 이상으로 봉창할 수 있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만족해하고 신뢰하는 막강한 군사력은 윤석열이 광적으로 보여준 군사적 대결 자세가 없었다면 또 거품 물고 내뱉은 우리 국가에 대한 ‘붕괴’와 ‘응징’ 넋두리가 없었다면 사실상 그토록 짧은 기간 내에 키우기 어려웠을 것이다.
반갑다고 할까, 감사하다고 할까 여하튼 윤석열은 이번 신년사라는 데서 올해 상반기까지 ‘한’미확장억제 체계를 완성하겠다고 역설하는 것으로 우리에게 보다 압도적인 핵전력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당위성과 정당성을 또다시 부여해 주었다.
우리는 참으로 ‘값나가는 선물’을 받았다.
우리 군사력 강화에 아무러한 보수도 요구치 않고 진함을 모르고 ‘공헌’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어찌 ‘특등 공신’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벽두부터 ‘북풍’과 ‘총풍’을 일구며 부려대는 대결 광태를 보면 가뜩이나 위태위태한 대한민국의 가냘픈 운명을 지난해에는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면 올해는 아예 칠성판에 올리고야 말 기세이다.
자기의 행동, 내뱉는 언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겠는지조차 아무런 걱정이 없는 ‘용감한 대통령’이 출현한 것은 대한민국으로서는 어떨는지 아무튼 우리에게는 더없는 호기이다.
나는 새해에도 대한민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국가의 군사적 강세의 비약적 상승을 위해 계속 ‘특색 있는 기여’를 하겠다는 데 대해 쌍수를 들어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
2024년 1월 2일
평양

Loading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