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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그 종교를 탄생시킨 세상의 상호 관계는 이처럼 역설적이다. 신앙은 고전고대(classical antiquity)의 가장 지속적인 유산인 동시에 그 시대의 완전한 변모를 보여 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페르시아, 유대, 그리스, 로마 등 여러 전통을 하나로 취합하여 형성된 기독교는 그 신앙을 처음 배출한 제국의 붕괴 이후에도 살아남았고, 그 후 한 유대인 학자의 말을 빌리면, “일찍이 세계사가 배출한, 가장 강력한 패권적(覇權的) 문화 체제”가 되었다. 중세에 들어와, 유라시아의 그 어떤 문명도 라틴 서방처럼 여러 전통을 취합한 단일한 신앙 체계의 지배 세력으로 부상한 적이 없다.
--- p.24, 「서론」 중에서
천지를 창조하신 주 하느님은 이스라엘의 자손들에게 획기적이면서도 전례 없는 명예를 내려 주었는데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계약이 그것이다. 다른 민족들은 이런 계약이 가능할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신들은 계약을 증명하는 존재이지 계약의 당사자는 아니었다. 인간이 감히 어떻게 신과 동맹을 맺을 수 있다고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오로지 유대인만이 이런 기발하고 신성 모독적인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주 하느님과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은 그들이 신성을 이해하는 밑바탕이 되었다. 성궤는 그 계약(모세가 산에서 갖고 내려온 두 개의 석판에 적힌 것)을 담기 위한 것이었다. 솔로몬이 건설한 신전의 지성소에 모셔진 것은 바로 그 계약이었다.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그 성전을 파괴한 이후에도 주 하느님과 선택된 민족 사이의 계약은 취소되지 않았다. 계약의 조건들은 그대로 지속되었다. 성궤가 사라진 후 수세기 동안에 편집되고 재편집된 히브리어 성경은 대체로 그 계약을 간직하기 위해 편찬되었다. 성경을 공부하는 모든 유대인은 그 계약을 가슴속에 깊이 새긴다.
--- p.105, 「2장 예루살렘 | 기원전 63년, 예루살렘」 중에서
“사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는 할례를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갈라티아 사람들에게 할례의 칼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할례 없이는 그리스도가 그들을 구제할 권능이 없다고 말하는 셈이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형으로 유대인과 온 세상 다른 민족들의 구분이 허물어졌다는 바울의 가르침을 부정하고 그런 구분을 다시 설정하려는 것이었다. 이는 보편 종교의 전도에 나선 바울의 일을 원천 무효로 만드는 것이었다. 따라서 갈라티아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바울이 자신의 가르침을 그대로 준수하라고 회유도 하고 호소도 하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자유롭게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구호는 양날의 검이었다. 바울이 갈라티아를 떠난 후, 그리스도를 마음속에 받아들인 일부 신자들은 생활의 지향점이 사라졌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도시의 신들을 부정하는 것은 곧 시민 생활의 리듬을 부정하는 것으로, 가족과 친구들의 관계를 위태롭게 하고 카이사르에게 불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었다. 갈라티아의 위기는 바울에게 냉엄한 교훈을 남겼다. 개종자들이 느끼는 단절감은 매우 심각하여 그들 중 일부가 나아갈 방향을 재조정하다가 할례를 심각하게 고려할 수도 있었다. 어쨌든 유대인들은 아주 오래된 민족이었고 그들의 율법은 엄격하기로 유명했다. 배타적이면서 숭고한 정체성이 지닌 매력은 바울의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하지만 그는 타협하기를 거부했다. 오히려 자신의 주장을 전보다 두 배로 더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개종자들에게 그들 자신을 갈라티아 사람이나 유대인으로 생각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사람 혹은 천상의 시민으로 생각하라고 요구했다. 그들에게 혁신적이면서도 글로벌한 정체성을 갖추라고 했다. 이는 지역 정서를 당연시하고 새로운 것을 수상하게 여기는 시대에 아주 과감한 전략이었다. 그리고 바울은 그런 전략에서 조금도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바울이 모세의 율법에 어느 정도 권위를 부여한 이유는 하느님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보편적 우애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모든 율법은 한 계명으로 요약됩니다. 곧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라고 하신 계명입니다.” 당신에게 필요한 건 오로지 사랑뿐이다.
--- pp.128~130 「3장 선교의 임무 | 기원후 19년, 갈라티아」 중에서
이러한 모순과 역설은 한편으로 중세 이후 지배적 세력이 된 기독교 교회, 그리고 대항해 시대 이후 전 세계를 점령?지배하게 된 서유럽의 지위 변화에 크게 기인한다. 과거 고대 사회에서는 박해받는 소수 세력으로서 혁신적이고 진보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만약에 그들이 전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다 내준다면, 어떻게 자신들의 권위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하느님께서 과연 사회의 기본 조직이 와해되는 것을 바라신다는 말인가? 부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디에서 자선을 구하겠는가? 부자들이 점점 더 기독교 신자로 편입되는 세상에서 이런 질문들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 〈5장 자선 | 362년, 페시누스〉 (209쪽)
“[1738년에] 필라델피아 퀘이커교도들의 연간 총회에 참석한 레이는 … 장내에 울려 퍼지는 커다란 목소리로, 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삼는 것이 “모든 나라와 모든 피부색의 인간을 똑같이 바라보고 소중히 여기는 전능하신 하느님의 눈엔 어떻게 보이겠소? 내가 이 성경을 칼로 찌르는 것처럼, 당신들이 아프리카인들의 심장을 찌르는 거라고 여기실 것이오”라고 했다. 이어 레이는 움푹 파낸 성경 속에 넣어 둔, 피처럼 붉은 포크베리 주스가 든 주머니를 칼로 푹 찔렀다. 주스가 온 사방으로 튀었다. 회관에서는 일제히 분노가 폭발했다. … 20년 뒤 중병에 걸려 병상에 누워 있을 때, 그는 새로운 퀘이커 총회에서 노예를 거래하는 퀘이커교도는 누구든 처벌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레이는 감격하여 필라델피아 퀘이커 연간 총회에 초대를 받지도 않았는데 그곳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편안히 죽을 수 있겠어.”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15장 성령 | 1649년, 세인트조지 힐〉 (517~519쪽)
지금 이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교양
종교와 세속의 분리, 일부일처제, 가문이 아닌 당사자 간의 의지에 따른 결혼, 법률과 과학은 물론이고, 계몽주의, 인권, 민주주의, 마르크스주의 같은 근대의 진보적 개념, 심지어 무신론에조차 기독교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지배 이데올로기인 기독교를 벗어나고자 한 근대의 운동조차, 과거 기독교의 파격적이고 혁명적인 움직임을 본딴 형국이 되고 마는 역설이 반복되어온 것이다.
이처럼 『도미니언』은 결국 서구 사회와 서양적 세계관의 근간을 이해하기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20세기까지의 몇백 년 동안 세계를 서유럽이 지배하다시피 했고 또 그 과정에서 기독교 전도가 매우 중요한 요소였음을 감안하면, 곧 현재의 세계를 깊이 이해하는 통찰을 제공한다고도 할 수 있다(책의 후반부는 그런 내용으로 가득하다). 그것이 비단 기독교에 관심이 있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서구’는 기독교 세계가 발전하여 뚜렷이 다른 모습으로 변모한 사회라기보다는 그 기독교 세계의 계속이라고 말할 수 있다. 종교 개혁, 계몽사상, 혁명 등을 통해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것이 오로지 근대에 들어와서만 할 수 있었던 일은 아니다. 그에 앞서 중세의 이상가들이 이미 그런 꿈을 꾸는 방식을 설정해 놓았다. 기독교인의 방식대로 꿈을 꾸는 것 말이다.” - 〈서론〉 (27쪽)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들을 알아내는 것은 그것들을 제정한 주 하느님을 더욱 명예롭게 하는 일이었다. 이러한 확신은 새로 설립된 대학들의 감독자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 가장 진실한 기적은 전혀 기적처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정반대였다. 하늘과 땅의 질서 정연한 운행이야말로 기적 중의 기적이었다. … “우둔한 정신은 물질적인 것들을 통해 진실에 다가간다.” 생드니의 문들에는 그렇게 쓰여 있다.” - 〈9장 혁명 | 1076년, 캉브레〉 (334~336쪽)
“1783년 미국의 첫 대통령이 되기 6년 전, 식민지 주민들을 독립으로 이끈 장군은 미국을 계몽의 기념물로 칭송했다. 조지 워싱턴은 이렇게 선언했다. “우리 제국의 기초는 무지와 미신의 암울한 시대에 있지 않고, 인류의 권리가 이전 다른 어떤 시대보다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고 명확하게 규정된 시대에 있습니다.” 이런 호언장담은 기독교에 대한 경멸을 전혀 암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반대였다. … 미국 공화국의 가장 진정하고 궁극적인 사상적 배경은 구약성경의 〈창세기〉였다. … 미국 헌법을 작성한 사람들의 재능은 신생 국가의 주된 종교적 유산인 급진적 개신교에 계몽의 옷을 입히는 것이었다.” - 〈16장 계몽 | 1762년, 툴루즈〉 (536~537쪽)
“많은 복음주의자들이 볼 때, 페미니즘과 동성애자 권리 운동은 기독교 자체에 대한 공격이었다. … 그런데 하느님은 정말로 그들을 증오했는가? 보수주의자들은 그들의 반대자들이 성경의 계명을 위반했다고 고발하면서 2000년 기독교 전통의 배경을 내세웠다. 하지만 자유주의자들도 양성 평등이나 게이의 권리를 주장할 때 역시 기독교 전통의 배경을 내세웠다. 그들의 즉각적인 모델이자 영감은 침례교 목사였다. “본질적인 가치에 등급을 달리하는 눈금은 있을 수 없다.” 마틴 루서 킹은 암살되기 1년 전에 이런 글을 썼다. “모든 인간의 개성에는 창조주의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새겨져 있다. 모든 사람은 존중되어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 성별이나 성적 취향에 근거를 둔 차별에 저항하는 운동은 공통적인 전제 조건, 즉 모두가 내재적 가치를 지닌다는 양성 평등 사상을 공유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도와주어야만 계속 운동을 펼쳐 나갈 수 있었다. 니체가 무척 경멸하며 지적했던 것처럼, 이 양성 평등의 원칙은 프랑스 혁명도, 미국 독립 선언도, 계몽 운동도 아닌 성경에 그 기원을 두고 있었다.” - 〈20장 사랑 | 1967년, 애비로드〉 (660~661쪽)
세상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보게 만드는 참으로 훌륭한 책. 매우 도발적이고 흥미롭다. - 《선데이 타임스》, 올해의 역사책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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