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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는 10가지 초거대 위협을 탐구한다. 이런 초거대 위협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보면 이것들이 어떻게 서로 겹치고 서로 강화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부채 축적과 부채의 덫,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정책과 금융 위기, 인공지능(AI)과 업무 자동화, 탈세계화, 강대국 간의 지정학적 충돌,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 통화 붕괴, 소득 불평등과 포퓰리즘, 세계적 유행병과 기후 변화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다. 각각의 문제들은 또한 다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해가 된다. 하나의 위협은 그저 골칫거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동시에 발생하는 10개의 초거대 위협은 그보다 훨씬, 훨씬 심각한 문제다.
---「들어가는 글」중에서
거품은 조만간 터질 것이다. 문제는 디스토피아가 과연 도래할 것인가가 아니다. 언제 거품이 터질 것인가 그리고 얼마나 큰 고통을 가져다줄 것인가다. 최근 대규모 자산 거품이 폭발하기 시작한 시점은 2022년이다. 정책입안자들은 막대한 통화와 신용 및 재정 자원을 거의 소진해버렸다. 정책 총알을 다 써버린 까닭에 다음에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 궁지에 몰린 가계와 기업, 은행, 중산층을 구제하기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11장 눈앞에 다가온 시나리오」중에서
처음에는 거짓과 위선을 퍼트리는 독재 정권에 반대하고 저항하는 도구로 여겨졌던 소셜미디어는(‘아랍의 봄’과 페이스북에서 시작된 이집트 정부에 대한 저항이 기억나는가?) 점점 더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공격을 조장하고 인종차별적 폭력을 이끌고 있다. 미국의 1월 6일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이나 미얀마의 로힝야 대학살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런 경향은 인공지능과 머신 러닝이 트랜스포머 기술로 사람들의 생각을 조작하는 방법을 정교하게 발전시키면서 가속화될 것이다.
---「11장 눈앞에 다가온 시나리오」중에서
한편으로 높은 경제 성장은 세계 경제를 괴롭히고 있는 많은 부채 문제를 완화할 것이다. 사적이든 공적이든,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국내든 해외든, 가계든 기업이든 부채의 지속 가능성은 차입자의 소득에 달려 있다.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가 부채의 증가 속도를 능가할 수 있다면 현재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많은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강력한 성장은 최고의 해결책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핵심은 바로 성장을 가속화하는 첨단기술에 달려 있다.
---「12장 ‘유토피아’에 가까운 미래는 가능할까」중에서
하지만 지난 75년이 일반적인 게 아니라 예외적인 상황에 불과했다면? 지난 4분의 3세기가 예외적으로 안정적이었던 탓에 우리가 향후 수십 년도 과거와 똑같을 거라고 지레짐작하게 되었다면? 우리는 한 세기 전 역사가 가르쳐준 교훈을 잊은 게 아닐까? 20세기가 시작되고 처음 40년 동안 우리는 세계대전과 1918~1919년의 치명적인 스페인 독감, 탈세계화와 초인플레이션, 대공황을 경험했다. 그리고 이는 대규모 무역 전쟁과 금융 및 부채 위기, 디플레이션을 가져왔다. 뒤이어 포퓰리즘과 권위주의가 부상했고 군사적으로 공격적인 정권(독일의 나치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파시즘, 일본의 군국주의이) 탄생해 제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로 이어졌다.
---「나가는 글」중에서
우리는 다가오는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앞에서 나는 서로 연결된 10개의 초거대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 위험을 부를 수 있는지 설명하기 위해 실현 가능한 여러 개의 미래를 두 가지로 간단히 줄여 제시했다. 이 두 가지 전망은 불확실한 미래의 각각 극단적인 방향을 보여준다. 불행히도 두 시나리오 중에서 조금 더 가능성이 있는 것은 디스토피아로 보인다. 초거대 위협은 서서히 진행되고 있기에 해결이 시급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소설가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알렉산드르 솔제니친(Alexandr Solzhenitsyn)은 역설이란 관심을 끌기 위해 물구나무선 진실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초거대 위협은 그런 재주를 부리지 않아도 관심을 끌 수 있다. 비록 사람들이 중요한 교훈을 크게 깨닫지도 못했고 결과를 피하려고 유의미한 행동을 거의 하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나가는 글」중에서
접어보기
출판사 리뷰
2008년 금융 위기를 예견한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의 귀환!
·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 〈타임스〉 선정 올해의 비즈니스 도서
· 〈파이낸셜 타임스〉 선정 올해의 경제학 도서
누리엘 루비니의 이름 앞에는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가장 맨 앞에 그리고 자주 붙는 것은 ‘2008년 금융 위기를 예견한 경제학자’라는 수식이다. 그는 2006년부터 줄기차게 세계 경제의 위기를 경고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에서 시작된 불황은 전 세계를 강타했다. 항상 비관적인 전망만 내놓는다는 뜻인 ‘닥터 둠’이라는 별명도 당시 IMF 회의 등에서 거품 붕괴를 주장했을 때 붙은 것이다. 여기에 각종 지면과 방송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경제학자라는 수식도 추가할 수 있겠다. 경제 현황을 발 빠르게 분석하는 논평가이자 경제연구소 수장 그리고 경제·금융·국제관계 관련 포럼의 단골 연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현재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욕대학교 부임 전에는 예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지냈다.
이런 그가 2010년에 쓴 『위기 경제학』 이후 13년 만(미국 현지 기준으로는 12년)에 신간을 냈다. 전작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원인과 과정 전반을 분석하고 이후 경제 상황을 전망한 바 있는데, 이번 책 『초거대 위협』에서는 제목대로 오늘날 전 세계에 드리운 ‘거대한 위협’ 10가지를 해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 한 마디로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 10가지 위기와 그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루비니 교수가 꼽은 10가지 위험은 다음과 같다. 부채 증가,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정책과 과도한 양적 완화가 불러온 결과, 스태그플레이션, 통화 붕괴, 탈세계화, 미중 갈등, 고령화와 연금 부담, 불평등 심화와 포퓰리즘의 득세, AI의 위협, 기후 위기. 개별 문제 그 자체로도 해결이 쉽지 않는데, 각각의 사안은 서로 연관성이 있어 상호 영향을 끼치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이 1930년대 대공황과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당시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 이유이자 이 책을 쓴 이유다.
“그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단지 무섭기 때문이 아니라 대개 사실로 입증되기 때문이다“(마틴 울프)
이미 가시화된, 그리고 앞으로 20년을 결정지을
10가지 거대한 충격
『초거대 위협』은 총 3개의 부로 나뉘어 있다. 1부와 2부는 현상 진단과 원인 분석이다. 10개의 장에서 앞서 언급한 초거대 위협을 하나하나 탐구한다. 3부는 미래 전망과 대안 모색이다. 부정적인 쪽과 긍정적인 쪽 양쪽 모두 검토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발발 이전에도 부채 문제를 거듭해서 경고했던 루비니 교수가 책 전반에서 가장 큰 위협으로 지적하는 것은 부채다. 물론 부채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많고, 쌓이는 과정이 잘못되었으며, 그로 인해 더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1999년 세계 GDP의 220퍼센트 수준이던 세계 부채는 2021년 350퍼센트를 훨씬 넘어섰다. 미국의 부채 수준은 세계 평균과 함께 움직이고 있는데, 현재 미국의 GDP 대비 민간 및 공공 부채 비율은 대공황 때 부채가 최고점에 이르렀을 때보다 훨씬 높고,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으로 부상해 강력한 성장기에 돌입했을 당시의 두 배 이상이다. 국내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가계 부채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부채가 늘어나게 된 과정도 문제였다. 저자는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정책과 부채 위기를 더 많은 돈을 찍어냄으로써 회피해온 관행을 지적한다. 특히 이 대목은 저자가 1980년대부터 IMF와 미 재무부 등에서 일하며 얻은 경험과 통찰을 엿볼 수 있다. 많은 분량을 할애해 과거 전 세계를 휩쓴 위기의 과정과 원인 그리고 이후 나타난 모습까지 상세하게 전하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느슨한 통화 정책으로 벌어진 원인을 느슨한 통화 정책으로 덮어온 것이다. 그 과정에서 좀비 기업은 정리되지 않고 계속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으며, 부채는 나날이 늘어갔다. 여기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가 기름을 부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팬데믹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 정부는 유동성 없는 건전한 기업들이 버틸 수 있도록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크고 작은 많은 기업이 궁지에 몰렸으며 그 과정에서 공공 및 민간 부채가 증가했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재정 지출을 줄이면 해결될까?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될까? 하지만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미덕을 꼽자면 놀라울 정도로 꼼꼼하다는 점과 읽기 쉽다는 점이다. 저자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와 달리 이 책은 천부적 재능을 가진 사람의 독창적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우직하고 성실한 모범생의 결과물에 더 가깝다. 이것은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장점이다. 그는 경제와 금융 체제 전반의 흐름을 시작으로 국제 관계의 변화, 인구 변동, 기술의 발전까지 방대하고 빈틈없는 기록과 사실관계를 통해 현재 우리에게 닥친 현실을 분석한다. 세계 경제의 관찰자이자 관계자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도 흥미를 더한다. 이는 그가 학계뿐만 아니라 IMF, 미 재무부, 백악관 등 여러 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복잡한 수리 모델에 기초하고 있지 않아서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또한 거시경제는 물론 국제관계 전문가답게 개별 사안을 깊이 있게 다루는 동시에 여러 사안을 다룬다는 점도 장점이라 할 만하다. 보기에 따라 미래 전망서, 금융 위기의 역사에 대한 기록, 국제 관계 해설서 등 다양한 차원에서 읽을 수 있으며, 순서에 관계없이 관심 가는 곳을 먼저 읽어도 무방하다. 어느 쪽이든, 책 곳곳에 담긴 거장이 통찰이 오늘날 직면한 위기를 바라보는 하나의 기준점이자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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