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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란과 호란사이 38년, 정명섭, 한국사 비극반복, 왕만 바뀌었을 뿐 변하지 않는 조선, 인조반정, 광해군, 타네가시마, 철포, 명나라, 불랑기포, 국제전쟁, 명청교체기, G2
출판사 리뷰
거대한 역사와 역사 사이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간 비범했던 시대를 담다
“그는 어린 나이에 사르후 전투에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힌다. 이후 몇 번이고 죽을 위기를 넘기며 낯선 중국 땅을 떠돈다. 무수한 곡절을 가슴에 묻고 13년을 인내한 끝에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그곳은 자신이 추억하던 장소가 아닌 낯선 땅이 되었다. 그래도 자신이 태어난 곳이라고 정을 붙이는가 싶었지만 다시 전쟁이 터진다. 그는 뒤늦게 본 아들들과 함께 전장으로 끌려가선 찬바람을 맞으며 성벽을 지키다 성 구석에서 질긴 숨을 거둔다. 노환과 과로로 죽고 난 다음에야 그는 비로소 19세부터 짊어진 군역에서 해방되었다.”
전란 시기를 배경으로 삼은 『김영철전』의 내용이다. 김영철은 조선 숙종대 중인인 홍세태가 창작한 가공의 인물이지만, 그 굴곡진 삶은 당시 조선인들에게 흔하디흔한 사연이었다.
그 시절 안추원은 포로로 잡혀 청으로 끌려갔다가 26년 만에 귀국했지만 고향에 적응하지 못하고 청으로 돌아갔다. 왜란과 호란을 관통하며 동아시아 전역을 전전하던 안단은 37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왔지만, 조선은 외교 문제로 비화될까 두려워하며 그를 청으로 돌려보냈다.
임진왜란은 왜의 타네가시마 철포와 명의 불랑기포라는 당대 최신 화력이 한반도에서 운용된 국제전쟁이다. 그 전쟁에서 조선은 누구보다 많은 피를 흘린 당사자이면서도 철저하게 전쟁에서 소외되었다. 훗날 국가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강박적으로 명분을 확립하느라 난의 주체를 스스로가 아닌 외부(명)에 두는 인식은 사대부들 사이에서 더욱 굳어진다. 이러한 인식은 훗날 병자호란을 맞게 되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되기도 했다. 연이은 난리에서 그 충격을 직격으로 맞고 책임을 전적으로 떠맡았으면서도 철저하게 소외된 이들은 따로 있다. 바로 그 시대를 살아내야 했던 수많은 ‘김영철’들이다.
오늘날 한국인은 여전히 혼란과 긴장에 싸인 정세 속에서 살고 있다. 혹자는 지금 여기를 명청 교체기에 빗대 기존의 제국인 미국이 쇠퇴하고 새로운 제국인 중국이 부상하고 있다고도 전망하고, 누군가는 중국을 포위하는 미국의 안보전략에서 한국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도 예측한다. 추측은 제각각이지만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것은 전환기마다 한반도는 위기를 맞았고, 최신 화력의 시험장이 되었으며, 그때마다 평범한 사람들이 큰 고통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38년』에서는 바로 이러한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난과 난 사이, 17세기 한반도는 이미 많이 소개되었기에 오늘날 G2에 명과 청을 빗대는 것은 어느 정도 새삼스럽다. 다만 ‘틈의 역사’를 표방하는 이 책에서는 정치사나 국제관계사에 매몰되기보다는 시절에 휘말린 사람들의 삶에 빛을 비추고자 했다. 그럼으로써 거대한 사건에 가려진 보통사람들, 틈 사이에 낀 절절한 사연들을 자세하게 들여다보고자 했다.
생생한 소설과 빈틈없는 해설을 아울러
역사교양서의 지평을 넓히다
이를 위해 『38년』이 소개하는 1598년에서 1636년까지 38년간의 역사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뉘어 전개된다. 즉 각 장은 홍한수라는 평범한 인물의 비범한 삶을 담은 소설과, 그 소설을 바탕으로 풀어쓴 역사 해설이라는 두 가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 파트의 주인공인 홍한수는 왜란 전인 1583년에 태어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사이에서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빠짐없이 겪으며 조선과 명, 청, 그리고 왜 모두와 얽힌다. 임진왜란 당시 부모를 잃고 떠돌다 아동대에 입대해 항왜에게 사격술을 배우고, 얼떨결에 인조반정에 참여해 이름 없는 공신이 되는가 하면 떠밀리듯 이괄의 난에 휩쓸려 반역자가 되고, 짓지도 않은 죄를 갚기 위해 북방으로 밀려갔다가 포로가 되어 죽을 고비를 넘기고, 변발 차림으로 홍타이지와 함께 조선으로 돌아와 조선 땅을 지키는 아들에게 총을 겨눈다.
교양서로서 처음으로 소개하는 ‘아동대’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이 모집했던 소년병대 이름이다. 당시 조선 조정에서는 조총 병과는 완력이 부족한 아이들로도 운용할 수 있다고 파악했다. 15세면 성인으로 대접받았던 당대 기준에서 어린이로 취급받았으니 아동대원들은 말 그대로 십대 초반 정도의 아이였을 것이다.
역사 해설 파트에서는 홍한수를 비롯한 아동대 출신들의 삶을 배경으로 삼아 임진왜란 직전부터 병자호란 직후까지의 한국사를 촘촘하게 훑는다. 그럼으로써 광해군의 외교정책이 결국 실패한 까닭과 인조가 국제정세를 똑똑하게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부상하는 제국인 청보다 명에 집착했던 이유, 그리고 조선이 임진왜란에 이어 병자호란을 연이어 맞았던 사유에 대해 파헤쳤다.
조선은 왜 난(임진왜란) 바로 다음에
난(병자호란)을 다시 맞아야 했을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병자호란은 필연적인 비극이자, 동시에 대비하고 또 피할 수도 있었던 전쟁이었다. 그런 점에서 병자호란은 자연재해와 같이 일방적으로 닥친 비극이지만 끝내 극복할 수 있었던 임진왜란과는 비슷한 듯 전혀 달랐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임진왜란은 조선이 왜에게 승리한 전쟁이다. 다만 이러한 승리가 조선에게는 독으로 작용했다. 왜를 상대하느라 여진에 대한 경계가 느슨해지면서 누르하치가 굴기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는 위험이었을 것이다. 전쟁 이후 재건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기존 체제를 유지하려다 보니 사회가 경색되고 시대정신이 완고해지는 것 또한 당연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가 제대로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군을 정비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병자호란이라는 비극은 어떤 측면에서는 임진왜란 때부터 예정된, 무수한 분기점마다 부딪혔을 한계들이 차곡차곡 축적되어 돌이킬 수 없게 된 흐름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조선은 그 무수한 분기점만큼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수많은 기회들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누르하치가 굴기한 다음에도 조선 조정은 일찍이 세종이 마련했던 북방 방어체계를 추스를 수 있었다. 광해군은 현실에 냉소하는 대신 자신의 외교정책에 대한 구상을 설득할 수도 있었다. 인조는 노련한 무인들을 견제하거나 배제하는 대신 중용함으로써 국방력을 보존할 수도 있었다.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명에 대한 사대를 포기할 수 없었다면 보다 확실하게 입장을 취하며 전쟁에 대비할 수도 있었고, 농성전과 조총 병과 쪽으로 기울어진 군 체계를 철기 중심의 후금군의 특성에 맞춰 수정할 수도 있었다. 재정과 인구가 부족하다면 사대부들과 왕실이 먼저 나서 사재를 털고 모범을 보일 수도 있었다. 정묘호란까지는 피할 수 없었을지언정 그 이후에는 대외정책을 수정해 청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조선의 위정자들은 홍한수와 같은 보통사람들이 정유재란과 사르후 전투, 인조반정과 이괄의 난, 정묘호란을 거칠 때까지 단 한 번의 기회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그 결과 여성들은 청으로 끌려갔다가 돌아와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으며, 남성들은 아이였을 때부터 총을 잡아 성벽 아래에서 늙어가며 얼어 죽어야 했다. 이러한 혹독한 현실 앞에서 임금이 ‘오랑캐’ 앞에 머리를 조아려야 했던 치욕은 차라리 사소한 일이었을 뿐이다.
과거가 희극으로 소비되지 않기 위해,
역사가 비극으로 반복되지 않기 위해
『38년』에서는 역사에 빗대 국제정세를 조망하거나, 명과 청 사이에 놓인 조선의 처지에 오늘날 한국의 상황을 포개는 데에서 끝내지 않고자 했다.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나아가 거대한 사건들 사이에 끼인 보통사람들의 삶을 복원하고 사건과 사건 사이에 가려진 역사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그리고 비범한 시대를 고통스럽게 넘기는 평범한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명과 왜의 화력시험장이 된 한번도의 상황이 어떻게 한국현대사에서 그대로 재현되었는지, 왜 한국은 조선처럼 주변 상황에 휘둘려 원하지 않는 파병을 강요당해왔는지, 왜 우리는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을 거쳐 대구지하철참사와 세월호 참사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십 년 주기로 비극적인 사고를 반복하고 있는지를 살피고자 했다.
이 책에서 난과 난 사이 38년의 시간을 들여다보며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하나, 선택의 갈림길에서 취하게 되는 행동 가운데 최악은 가장 나쁜 결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결단을 미루고 내리지 않는 것이다. 둘, 비극으로 나아가는 무수한 분기점의 합에서 단 한 순간 단 한 명이라도 자신의 자리를 제대로 지키고 있었다면 적어도 최악의 결과로까지는 도달하지 않는다. 셋, 역사는 반추할 줄 모르는 이에게 항상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복수해왔다. 38년이라는 끼인 역사를, 명과 청 사이에 낀 조선의 처지를, 난과 난 사이에 끼인 그 시절 사람들의 사연을 역사로만 박제할 수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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