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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공학 의학 의학이야기
“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이다”
전 세계 300만 회 이상 조회된 「중환자실에서 보낸 편지」의 모건 박사
중환자 전문의가 지식과 경험을 감성으로 풀어낸 의학의 힘과 인간의 삶!
존재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순간에 느끼는 삶의 아름다움!
중환자실에서 들리는 소리와 풍기는 냄새, 보이는 장면을 경험한다
영국왕립학회 ‘데이비드 애튼버러 상’ 2020년 후보, 매트 모건
집중 치료 전문의가 이야기하는 의학과 사람 이야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가 고통을 받고 있던 2020년, 영국의 한 중환자 전문의가 암울한 미래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향해 “우리는 여러분을 잊지 않았습니다(We have not forgotten about you)”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공개서한을 보냈다. 혼란스러운 시기에 한 편의 글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의사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중환자실의 중요성과 의미를 일깨운 책을 낸 저자이기도 했다.
『의학의 최전선에서(Critical)』는 영국의 중환자 의학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매트 모건 박사가 대학병원 전문의가 되기까지 겪은 환자들과의 경험담을 화두로 중환자실을 둘러싼 의학의 발전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쓴 책이다. 전 세계에서 중환자실을 이용하는 환자 수가 매년 3천만 명이 넘고, 그 중 2,400만 명이 살아남는 현실임에도 중환자 전문의가 어떤 일을 하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저자는 환자가 중환자실에 가게 되는 과정뿐 아니라, 중환자실에 가지 않는 법까지 두루 알려주고자 책을 집필했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65년 전 마취 전문의 비오른 입센이 6개월 동안 1,500명의 의대생들과 함께 만들어낸 최초의 중환자실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치료받은 소녀의 이야기에서 시작해(1장 중환자 의학의 세계로), 면역계 손상으로 다발성 장기부전을 일으킨 환자(2장 면역계), 폭발 사고로 온몸에 심한 화상을 입은 마약 제조자(3장 피부와 뼈), 재판 중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진 판사(4장 심장), 폐질환으로 고통받는 장기 흡연자(5장 폐) 등 저자가 직접 만났거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환자들의 사례 및 치료 과정이 소개된다. 환자들은 예측 불가능한 뇌동맥 파열로 혼수상태에 빠지거나(6장 뇌), 알코올에 지나치게 의존하다가 간경변증에 이르기도 하고(7장 위장관), 혈전이 폐로 흘러들어가 심정지를 일으키다가도 회복하지만(8장 혈액),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난 후 다른 이에게 새로운 생명을 전하기도 한다(9장 영혼).
환자들의 이야기 속에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지만, 그로 인해 의학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저자는 인체의 대사 작용과 의학 정보를 설명하고, 무뎌지지 않은 감성으로 환자를 대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또한 과학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의사와 환자 사이의 깊은 유대감은 AI가 대신할 수 없음을 강조하면서, 업무 특성상 번아웃증후군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의사들을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함을 역설한다.
나는 공교롭게도 이 책을 번역하면서 가장 소중했던 오랜 친구이자 가족이었던 한 존재를 떠나보내는 과정에 있었다. 가까운 이의 생명이 없어지는 현상은 일상에서 흔하게 겪어왔던 일이 아니었기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투성이였다. 도대체 심폐소생술을 왜 포기해야 하는 건지,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지금 상황에서 치료가 의미가 없다는 게 과연 해서는 될 말이기는 한 건지. 그런데 애도의 첫 번째 단계인 부정의 과정에 있던 나는 이 책을 읽고 번역하면서 일종의 위로를 받았다. 그 전에는 사전에 기술된 활자처럼 생소하게 여겨졌던 질환에 대한 설명이 환자들의 생애와 의료 행위를 하게 되는 과정의 묘사를 통해 생명력을 얻어 살아났다. 마치 대본으로만 읽었던 희곡을 연극이나 영화로 보면서 생생한 감동을 하는 것처럼, 의학이라는 과학이 실질적인 삶의 경험으로 와닿는 것과 같았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목차
들어가는 말
1장 중환자 의학의 세계로 _세상을 구한 어린 소녀
2장 면역계 _문지기, 방어자, 배신자, 공격자
3장 피부와 뼈 _신체의 보호막과 보호대의 손상
4장 심장 _심박수 20억 번의 삶
5장 폐 _세상을 향해 열린 창
6장 뇌 _기계 속의 유령
7장 위장관 _배 속의 불
8장 혈액 _생명의 유화액
9장 영혼 _죽음은 계속된다
나오는 말
감사의 말
참고 문헌
옮긴이의 말
추천사
애덤 케이(Adam Kay)(『조금 따끔할 겁니다(This is Going to Hurt)』의 저자)
생존, 희망, 상실을 다룬 이야기로 가득한 매우 특별한 책이다.
마이클 모슬리(Michael Mosley)(『간헐적 단식법(The Fast Diet)』의 저자)
매트 모건은 상당히 경험이 많은, 매력적이고 정직하며 통찰력 있는 의사이다. 이 책은 TV에서 과장되게 묘사되는 의학 분야, 삶과 죽음을 가르는 중환자 의학에 대한 진정한 식견을 제공해 준다.
니키 스탬프(Nikki Stamp)(『마음의 상처로 죽을 수도 있을까(Can You Die of a Broken Heart?)』의 저자)
정말 좋은 책이다. 매우 세심한 글이 돋보인다. 의사로서 그람염색법이나 중환자실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환자들의 이야기는 정말 감동적이다. 생존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떠한 대가가 따르는지에 대한 탐구에 공감한다. 훌륭한 책이다. 닫기
수 블랙(Sue Black)(『남은 모든 것(All That Remains)』의 저자)
이 책은 중환자실의 현실을 매우 흡입력 있게 묘사하면서 생명이 얼마나 연약한지 일깨워준다. 겸허함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쓰인 이 책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가네시 선더럴링검(Ganesh Suntharalingam)(영국중환자의학회 회장)
매트 모건은 삶의 위태로운 순간을 아름답고 감동적인 글로 묘사했다. 냉철한 통찰력으로 만남을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의료 최전선에서의 경험을 조명한다.
닫기
책 속으로
가장 위독한 환자를 중환자실에서 치료하면 환자가 사망할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중환자의 평균 사망률은 의료 체계, 훈련, 장비의 개선과 증거 기반 치료법 덕분에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집중 치료를 받는 중환자는 3천만 명이 넘으며, 그중 2천 400만 명이 살아남는다. 비비가 최초의 중환자실 환자가 된 이후, 중환자 집중 치료를 통해 약 5억 명의 사람들이 중대 질환을 이겨낸 것으로 추정된다. 중환자 의학의 목표는 생명을 유지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내가 어느 어머니의 눈을 보며 아들을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할 때, 나는 아들이 아프기 전에 누렸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으로 말한다. 증거에 따르면 집중 치료는 단순히 환자의 목숨을 구할 뿐만 아니라, 환자들이 중대 질환을 이겨내고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할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1장 중환자 의학의 세계로」 중에서
중환자 의학에서는 불확실성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시험을 고안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겠지만, 시험을 통해 의사가 정답이나 오답이 없는 질문을 하고 답할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침습적 치료를 할 수 있는 능력과,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인 애초에 침습적 치료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분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사가 할 수 있는 것과 의사가 해야 하는 것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이다. 아직 로봇은 이야기를 잘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지만, 내가 같이 일했던 인간 의사 대부분은 이야기를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3장 피부와 뼈」 중에서
오늘날 환자가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주요 원인인 패혈증을 이겨내고 생존할 가능성은 15년 전보다 두 배 증가했다. 동네에서 심정지를 겪은 후 집에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은 10년 전보다 25퍼센트 더 높아졌다. 이제 심장이 쇠약한 사람의 심장에 산소를 직접 공급할 수도 있고, 폐가 기능하지 않는 사람도 한 달 넘게 살 수 있다. 외과 의사들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심장이식 수술이나 안면 이식 수술을 할 수 있다. 매일 의사들은 초음파를 사용하여 환자의 폐를 관찰하고 1밀리미터 두께의 바늘을 혈관, 기관, 심지어는 뇌에 넣는다. 의학의 세계가 변하고 있는 것처럼 집중 치료의 세계도 변하고 있다. 우리가 연구와 인간의 사고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신선한 공기를 받아들이는 한, 폐는 계속해서 세상을 향한 열린 창문이 될 것이다. 우리가 이 새로운 연구 방법의 이점과 인간의 비판적 사고에 대한 통찰력을 받아들이고, 머빈과 헬렌이 직면했던 것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정직한 의사소통을 우선시한다면 의학은 더 풍부해지고 환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5장 폐」 중에서
아무리 짧은 기간이라도 잠을 자지 않으면 건강 이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 단 하루라도 수면이 부족하게 되면 체온 조절 능력이 저하되고, 인슐린 감수성이 낮아지며, 혈압이 높아지고, 혼돈 증세와 환각 증세가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증 질환이 결합하면 이 모든 것이 일주기 생체리듬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강력한 진정제가 투여되면 수면 사이클이 파괴되기 때문에 중환자실 환자에게서 급성 섬망이 흔하게 발생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따라서 매우 중증일 때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상태가 호전되었을 때는 환경이 더 나은 병동으로 옮기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6장 뇌」 중에서
중환자실에서 일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죽을 거라고 예상했던 환자와 씩씩하게 악수를 할 수 있게 되면 그런 힘들었던 기억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다. 멋진 자동차를 얻고 대도시에서 일할 기회, 크리스마스 보너스를 받은 후의 일시적인 기쁨, 화창한 금요일 오후의 조기 퇴근 등 이 모든 것들도 환자를 다시 만나는 기쁨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의료기기와 우리 직원들의 노력으로 구한 생명이 우리 주위에서 걷고, 말하고, 웃고, 태양 아래에서 또 다른 하루를 살고 있다.
-「9장 영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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