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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ago

프롤로그

CHAPTER 1 타인의 입장에 서기
CHAPTER 2 공감 해부학
CHAPTER 3 선을 행한다는 것

[INTERLUDE] 공감의 정치학

CHAPTER 4 친밀한 관계에서의 공감

[INTERLUDE] 공감은 도덕의 근간인가

CHAPTER 5 폭력과 잔인함
CHAPTER 6 이성의 시대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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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대니얼 길버트(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저자)
“뛰어나고, 강력하고, 도발적인 책. 확실히 우리 시대에 가장 논쟁적인 책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스티븐 핑커(《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저자)
“제목에 충격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차분한 이성과 폭 넓은 연민을 이야기하며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마이클 셔머(스켑틱창시자)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가득하며 시의적절하다. 이 책은 심리학 고전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저자]
샘 해리스(《자유 의지는 없다》 저자)
“전율을 일으키는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래리사 맥파쿼
“재치와 설득력을 갖춘 책. 이 책을 읽고 나면 공감이나 선함, 차가운 이성에 대해 결코 같은 방식으로 다시 생각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물에 빠진 이방인들Strangers Drowning》 저자]
책 속으로
공감능력에는 장점이 있다. 우리가 예술과 소설, 스포츠를 보며 즐거워할 수 있는 것도 공감능력 덕분이고,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도 공감능력의 공이 크다. 때로 공감능력은 선을 행하도록 자극하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공감은 형편없는 도덕 지침이다. 공감은 어리석은 판단에 근거할 때가 많고, 무관심과 잔인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비이성적이고 부당한 정치적 결정을 이끌어내기도 하고, 의사와 환자의 관계처럼 중요한 관계를 좀먹고, 친구나 부모, 남편, 아내로서의 역할을 더 어렵게 만든다.
나는 공감에 반대한다. 그리고 이 책을 쓰는 목적 가운데 하나는 나와 같이 공감에 반대하도록 여러분을 설득하는 것이다. ▶ 프롤로그 p.13

공감은 지금 여기 있는 특정 인물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스포트라이트다. 공감은 그 사람들에게 더 마음을 쓰게 하지만, 그런 행동이 야기하는 장기적 결과에는 둔감해지게 하고, 우리가 공감하지 않거나 공감할 수 없는 사람들의 고통은 보지 못하게 한다. 공감은 한쪽으로 편향되어 있어서 지역이기주의와 인종차별주의 쪽으로 우리를 몰고 간다. 공감은 근시안적이어서, 단기적으로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미래에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행동을 유도한다. 공감은 간단한 산수도 할 줄 몰라서 한 사람을 나머지 사람들보다 편애한다. 공감은 폭력을 유발하기도 한다. 우리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감정을 이입하는 행동은 나머지 사람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잔학 행위를 일삼도록 자극하는 강한 힘으로 작용한다. 공감은 대인관계를 좀먹는다. 공감은 정신을 소진시키고, 친절과 사랑을 베풀 힘을 약화시킨다. ▶ 프롤로그 p.22

처음에는 이런 반응에 놀랐다. 그러다 공감에 반대한다는 말이 새끼고양이에 반대한다는 말이나 다름없다는 걸 깨달았다. 말하자면, 진지하게 받아들이기에는 내 의견이 너무 괴이했던 것이다. 오해받기 쉬운 입장인 건 분명하다. 그래서 처음부터 명확히 밝히려 한다. 나는 도덕, 연민, 친절, 사랑, 좋은 이웃이 되는 것, 선량한 사람이 되는 것, 옳은 일을 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쓰는 이유는 이 모든 것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 그런데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감에 의존하는 건 잘못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 CHAPTER 1 타인의 입장에 서기 p.29

그 인터뷰는 셰리 서머스라는 소녀의 인터뷰였다. “아주 밝고 용감한 10살짜리” 소녀였다. 인터뷰에서는 셰리가 앓고 있는 불치병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나왔다. 그리고 셰리는 삶의 질 재단이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를 너무나 받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뱃슨은 피험자들에게 대기자 명단에서 셰리의 순서를 앞당겨달라고 특별히 요청하고 싶은지 물었다. 그리고 만약 요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이것은 곧 셰리보다 앞에 있던 다른 아이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뜻임을 분명히 밝혔다.
효과는 강했다. 공감을 유도하는 말을 들은 피험자의 4분의 3이 셰리의 순서를 앞당기고 싶어 했다. 반면에 공감을 억제하는 말을 들은 피험자들의 경우에는 3분의 1만이 셰리의 순서를 앞당기고 싶어 했다. 공감의 효과는 정의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휘되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아이들을 희생시켜서라도 공감 대상에게 특별히 더 관심을 쏟게 했다. ▶ CHAPTER 3 선을 행한다는 것 p.123

공감이 어떻게 폭력을 유발할 수 있는지에 관한 실험 연구는 많지 않지만, 심리학자 안네크 뷔퐁Anneke Buffone과 미카엘 풀랭Michael Poulin이 이 주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도발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그들은 피험자들에게 작년에 가까운 사람이 겪었던 신체적·정신적 학대에 관해 이야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피험자들에게 그 피해자에게 얼마만큼 애착을 느꼈는지 묻고, 이어서 피해자를 학대한 사람에게 공격적으로 대응했는지 물었다. 예상대로 피해자에게 애착이 강할수록 피험자들은 가해자에게 더 공격적으로 대응했다. 공감과 폭력의 연관성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 CHAPTER 5 폭력과 잔인함 p.253

그렇다. 나는 공감에 반대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도덕의 영역에서다. 그리고 도덕의 영역에서도 공감이 이따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인정했듯이, 공감은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어 더 나은 세상을 만들도록 사람들을 자극할 수 있다. 심지어 공감이 폭력과 전쟁을 자극할 때조차도 그게 도리어 좋은 일일 수 있다. 세상에는 폭력과 전쟁보다 더 나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공감에 자극받은 보복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때도 있다. 그러므로 공감을 우려하는 이유는 공감의 결과가 늘 나쁘기 때문이 아니다. 공감의 부정적 측면이 긍정적 측면보다 더 크기 때문이고, 더 나은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생에는 도덕 말고도 많은 것이 있다. ▶ CHAPTER 6 이성의 시대 pp.309~310 닫기
출판사 서평
“더 선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면, 공감하지 마라!”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심리학자 폴 블룸의 ‘공감 반대 선언’

어떤 부모가 불의의 사고로 아이를 잃었다. 아프리카 어린이가 오랫동안 굶주려 뼈만 앙상하게 남았다.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비행기가 추락해 수백 명이 사망했다. 한 남학생이 친구들에게 심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어린 소녀가 희귀병을 앓고 있어 긴급한 장기기증을 받아야 한다.
인간이 가진 ‘도덕심’과 ‘이타심’이 필요한 순간, 우리는 흔히 공감능력(empathy)을 강조한다. 그들이 내 자식이라고, 내 부모라고 생각해보라. 아니면 나 자신이 똑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해보라. 과연 이들과 함께 슬퍼하거나 이들을 돕지 않을 수 있겠는가? 피해자의 입장에 공감하는 사람이 과연 가해자가 될 수 있겠는가? 나치가 유대인들에게 공감했다면 홀로코스트는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정치인들도, 과학자들도, 사회활동가들도 입을 모아 공감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 우리가 서로에게 진심으로 공감하기만 한다면 비난과 혐오, 폭력과 범죄는 사라질 것이다. 공감능력은 잠들어 있던 우리 내면의 선함을 일깨우고, 세상을 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드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계적인 심리학자인 폴 블룸은 “나는 공감에 반대한다!”라는 도발적인 선언을 던진다. “공감은 형편없는 도덕 지침”이며, “우리는 공감이 없을 때 더 공평하고 공정한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공감은 극단주의나 인종차별주의로 우리를 몰고 갈 수 있으며, 비합리적이고, 근시안적일 뿐만 아니라 공감하지 않는 대상을 향한 폭력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의 충격적인 주장을 담은 신간 《공감의 배신》(원제: Against Empathy)은 출간 후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많은 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이 책의 기반이 된 칼럼이 보스턴 리뷰에 실렸을 때 한 사회학자는 그를 “지적 망신이자 도덕적 괴물”이라고 칭했다.
그는 왜 공감에 반대한다는 것일까? 저자의 말에 따르면, 공감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곳을 환히 비추는 스포트라이트와도 같다. 분명 빛을 비춘다는 긍정적인 효과는 있다. 그런데 스포트라이트는 빛을 비추는 면적이 좁고 자기가 관심 있는 곳에만 빛을 비춘다. 즉 공감은 도움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을 제치고 ‘지금 여기에 있는 한 사람’을 돕게 하며, 도움이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좋아하고 친숙하게 여기는 사람’을 돕게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서로에게 공감하지 않은 채 어떻게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말인가? 대체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무엇일까? 바로 ‘이성’이다. 저자는 인간에게 이성을 바탕으로 숙고하는 능력이 있고,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도덕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타인의 처지에 공감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선한 결과를 가져올 행동을 할 수 있으며, 오히려 공감이 없을 때 어떤 행동이 도덕적으로 옳은지 아닌지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절대선’처럼 여기던 공감은 이 책에서 냉철하고 날카로운 반론을 맞닥뜨린다. 서로의 기쁨과 슬픔, 환희와 고통을 함께 느끼고 이해함으로써 이기심을 뛰어넘는 이타심을 발휘할 수 있다는 우리의 믿음과 환상은 철저히 무너진다. 심리학, 신경과학, 정치학을 넘나드는 저자의 광범위한 분석과 논의를 따라, 신선하고도 충격적인 진실을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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