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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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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_ 두 얼굴의 투자 구루 | 윤지호
머리말

첫 번째 강연. 불확실성의 원리
인간사를 이해하라, 돈은 그 결과일 뿐

두 번째 강연. 금융시장
오류와 불확실성에 투자하라

세 번째 강연. 열린 사회
‘풍부한 오류’의 시대를 넘어

네 번째 강연. 자본주의냐, 열린 사회냐
누가 진실을 무시하고 여론을 조작하는가

다섯 번째 강연. 나아갈 길
시장은 세계적인 규제가 필요하다

역자 후기 _ 운을 다루는 방법을 아는 사나이 | 이건
해제 _ ‘투기꾼’ 편견에 가려진, ‘열린 사회’를 향한 열정 | 홍진채
추천사
윤지호(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제 와서 고백하지만, 나는 꽤 오랫동안 어떤 의사결정을 앞두고 고민할 때마다 소로스가 정립한 ‘사고의 틀’을 적용하며 변화에 대처하는 법을 배웠다. 여러분도 이 책을 통해 소로스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철학과 투자를 접목한 그의 사고법에 다가가길 바란다. 견디면 좋은 날이 올 거라는 식의 장기 투자만으로는 격변하는 시장에서 자본을 키우기 쉽지 않다. 소로스의 말대로 금융은 ‘이성과 합리성’이 아닌 ‘오류와 불확실성’이 증폭될 때, 균형이 깨질 때가 기회다. 닫기
홍진채(라쿤자산운용 대표)
사람의 믿음이 바뀌면 현실도 바뀐다. 이 단순한 명제가 소로스를 세계 최고 투자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 문장은 단지 자본시장뿐만 아니라 사회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의 해독제가 될 가능성도 지니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의 주식 투자 붐 덕에 ‘역동적 불균형 상태’를 접한 투자자가 많아지고 소로스의 메시지에 관심을 가질 사람의 저변이 넓어진 듯하다. ‘행동하는 사상가’ 소로스의 투자 이론과 세계관을 함축한 이 책의 재출간을 가슴 깊이 환영한다. 닫기
나심 니콜라스 탈렙(《행운에 속지 마라》 저자)
소로스는 운을 다루는 방법을 알았다. 그는 자신이 오류에 빠지기 쉽다고 인정했는데, 바로 그 이유로 대단히 강력한 존재였다. 그는 포퍼를 이해했으며 포퍼와 같은 삶을 살았다.
파리드 자카리아(CNN 기자, ‘파리드 자카리아 GPS’ 사회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가장 매혹적인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인 조지 소로스의 세계관에 대한 매력적인 고찰. 그의 인생과 시장, 투자 철학이 응축된 특별 강연이니 오죽하겠는가.
책 속으로
소로스는 철학에서 금융에 접근하는 방식을 도출했고, 포퍼의 철학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재귀성(reflexivity)’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이 책이 내건 캐치프레이즈 “오류와 불확실성에 투자하라”는 시장과 투자자 사이의 상호 관계를 활용하자는 의미이고 이것이 바로 재귀성의 투자 활용이다. -10쪽(윤지호 추천사_두 얼굴의 투자 구루)

경제학에서는 먼저 지식이 완전하다고 가정했고, 이 가정을 지탱하기가 어려워지면 더 왜곡된 가정을 내세웠습니다. 경제학은 마침내 합리적 기대 이론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미래에 대한 최적 관점은 하나만 존재하며, 모든 시장 참여자의 관점도 결국 이 관점으로 수렴합니다. 정말 터무니없지만 경제 이론이 뉴턴 물리학과 같은 이론이 되려면 이런 주장을 해야 합니다. -59~60쪽(인간사를 이해하라, 돈은 그 결과일 뿐)

나는 거품이 형성되는 모습을 발견하면 즉시 자산을 사들여 불난 곳에 기름을 붓습니다. 이것은 이상한 행동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거품이 너무 커질 위험이 있으면 규제 당국은 시장에 대응해야 합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아무리 박식하고 합리적이더라도 이들을 믿어서는 안 됩니다. -81쪽(오류와 불확실성에 투자하라)

다른 사람들이 종교에 헌신하듯이, 나는 현실의 객관적 측면에 헌신합니다. 완벽한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신을 믿지만, 나는 가혹한 현실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렇더라도 사회가 현실의 객관적 측면을 무시하면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자신을 속이거나 유권자를 기만해서 불쾌한 현실을 피하려 한다면, 우리는 현실로부터 벌을 받아 기대를 채우지 못하게 됩니다. -130쪽(‘풍부한 오류’의 시대를 넘어)

시장근본주의는 본래 초도덕적인 시장 기능에 도덕성을 부여했고, 사리 추구를 진실 추구와 비슷한 시민의식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시장근본주의는 이성의 힘이 아니라 조작의 힘으로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풍부한 자금을 공급받는 강력한 선전 기계가 이익에 대한 대중의 생각을 왜곡하면서 시장근본주의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164쪽(누가 진실을 무시하고 여론을 조작하는가)

《소로스 투자 특강》은 ‘현존하는 최고의 펀드매니저’ 조지 소로스가 평생의 경험과 지혜, 꿈을 진솔하게 털어놓은 소로스식 ‘이기는 사고’와 ‘인간 생태론’의 결정판이다. 소로스는 책 머리에서 “독자적인 ‘사고의 틀’을 개발한 덕분에 돈을 벌 수 있었다”며 “인간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사고의 틀을 제공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고 밝혔다. 사람들은 ‘돈 버는 방법’을 알고 싶어 소로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만, 정작 그는 ‘인간의 오류와 불확실성’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투자나 사업은 물론 삶 자체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고 말한다.

소로스는 오류성와 재귀성 등에 따른 ‘인간 불확실성의 원리’가 인간사의 핵심적인 특징이며, 불확실성의 범위 역시 불확실해서 때로는 무한히 커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르면 시장이든 사회든 사람이 개입된 일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50세 무렵, 소로스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왔다. 가족이 넉넉하게 쓸 돈을 벌었는데도 소모적이고 스트레스가 심한 헤지펀드 운영이 가치 있는 일인지 스스로 회의에 빠졌다. 이때 소로스는 ‘열린 사회’를 촉진하는 일에 이바지하기로 결심하면서 중년의 위기를 극복했고, 이는 글로벌 규모의 자선 사업으로 이어졌다.

소로스가 평생 스승으로 받든 칼 포퍼의 철학에서 가져온 ‘열린 사회’ 개념은 누구도 궁극의 진리를 알 수 없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열린 사회는 사람들의 다양한 견해와 자유로운 비판이 수용되며 이를 통해 오류를 개선해나갈 수 있는 사회를 뜻한다. 그 안에서 개인의 자유를 바탕으로 하는 민주주의의 가치가 제대로 작동하는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소로스는 청중의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자신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유명 인사가 되기 전까지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도덕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는 비(非)도덕성과 구별되는 시장 기능의 초(超)도덕성을 강조한 말. 그는 오히려 시장근본주의가 초도덕적인 시장 기능에 도덕성을 부여함으로써 사리 추구를 진실 추구와 같은 시민의식으로 바꿔놓은 게 문제라고 설파한다.

소로스는 자신이 펀드매니저였을 때는 법 안에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했으나, 이제는 개인의 이익에 해가 되더라도 헤지펀드 규제 등 법을 개선하는 데 찬성한다고 밝힌다. 시장과 달리 정치는 도덕이 없으면 제대로 기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장 가치와 사회 가치의 차이에서 비롯된 도덕성 개념을 자신의 사고를 이루는 주요 개념으로 설명하며, 그는 현재 자신이 가진 특권적 지위를 선용해야 한다는 도덕적 의무를 느낀다고 말한다. 정치에 참여할 때의 기능과 시장에 참여할 때의 기능을 구분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민주주의의 기능이 개선되리라 믿는다며.

기부금 총액 세계 2위의 ‘행동하는 사상가’

소로스에 대한 평가는 ‘냉혹한 자본주의의 악마’에서부터 ‘박애주의 자선사업가’에 이르기까지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언론이 주목하는 것은 ‘투기의 제왕’이 다음에 공격할 대상이 어디일까 하는 것뿐이다. 그를 거물의 반열에 올려놓은 1992년 파운드화 매도 사건은 그의 오른팔이던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입안한 계획이었다. 그 시점에 소로스는 이미 일상적인 펀드 운용에서 손을 떼고 동유럽의 민주화에 매진하고 있었다.

국내에선 ‘IMF의 주범’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1998년 1월 소로스는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고, 한국에 대한 투자를 약속한 다음 실제로 서울증권을 인수하는 등 위기에 빠진 한국에 자금을 투입하는 행보를 보였지만 그런 사실은 잊힌 지 오래다. 그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도 그가 한국에도 ‘투기의 손길’을 뻗쳐서 수백억 원을 ‘털어갔다’고 묘사할 뿐이다.

그러나 “소로스만큼 유명하면서도 저평가된 인물은 드물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가 세운 ‘열린 사회 재단’이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이어 기부금 총액 세계 2위의 재단이라는 사실, 소련 몰락 이후 동구권의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는 점,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과 규제 강화를 지지하는 시각 등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다.

소로스의 인생과 철학에 대한 평가는 독자들의 몫이다. 다만 적어도 이 책을 통해서 본 소로스는 자기 소신을 꿋꿋하게 지키면서 평생을 살아온 비범한 인물이다.
“포퍼보다 더 포퍼답게 사는 사람”

독설가로 유명한 니콜라스 탈렙이 《행운에 속지 마라》에서 소로스를 평가한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탈렙은 소로스가 단지 다른 지성인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돈을 벌어 우월한 지위를 얻으려 했던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나 비판은 이 정도로 ‘가벼운’ 수준에서 그쳤고, 소로스 덕분에 자신이 진정으로 존경하는 유일한 철학자 칼 포퍼를 재발견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소로스에 대해 칭찬까지 늘어놓았다. (탈렙에게 칭찬받은 사람은 매우 드물다.)

“소로스는 운을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는 항상 지극히 개방적인 마음 자세를 유지했으며, 조금도 거리낌 없이 자신의 견해를 바꿨다. 그는 항상 자신이 오류에 빠지기 쉽다고 인정했는데, 바로 그 이유로 대단히 강력한 존재였다. 그는 포퍼를 이해했다. 단지 글을 보고 소로스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는 포퍼와 같은 인생을 살았다. 극단적으로 자기 비판적인 조지 소로스가 오히려 포퍼보다도 더 포퍼답게 살고 있다.”

소로스의 오류성과 재귀성 개념 등은 학계에서 널리 수용된 것이 아니고 이해하기 쉬운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 항상 자신이 오류에 빠지기 쉽다는 점을 깨닫고 투자를 포함해 어떤 결정을 할 때마다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면, 이 책은 그 값을 제대로 한 것이다. 소로스가 진정한 강자가 된 것은 자신 또한 언제든 틀릴 수 있다고 겸허하게 인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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